자가 면역 질환은 면역 세포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질환으로 100여 가지가 넘는 임상 분류가 존재하는 이질적인 질환군으로 모두 합치면 전 인구의 3%가 이환 되어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이의 치료를 위하여 다양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질환을 일으키는 면역 세포의 활성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가 면역 질환의 대부분은 자기 몸에 있는 항원을 적으로 인지하는 T 세포에 의하여 매게 되기 때문에 이 세포의 활성 및 생성 과정을 규명할 수 있다면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을 개발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 및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이들을 규명하는 것은 대표적인 면역학 연구의 난제로 성공한 경우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며 자가 면역 질환의 다양한 병인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인 한계가 되어 왔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원형 탈모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질환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성 T 세포의 클론을 규명하고 이들이 인지하는 자가 항원을 찾음으로써 자가 면역성 T 세포 클론의 형성과 분화 과정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형 탈모는 사람에서 가장 흔한 자가 면역 질환으로 전 인구의 2.1%가 평생에 한 번은 걸리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모낭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성 CD8 T 세포에 의해서 모낭이 성장기로 진입하지 못하고 퇴축된 상태로 유지 되어 탈모가 생기게 되나, CD8 T 세포가 인지하는 항원 및 이들 세포가 어떻게 형성 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C3H/HeJ 마우스에 사람의 원형 탈모와 매우 유사한 질환이 생기는데, 이 마우를 이용하면 피부에서 다량의 자가 면역성 T 세포를 분리 할 수 있으며 항원을 발현하는 부위가 명확하고 질환의 진행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의 장점이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 질환 모델을 이용하여 조직내에서 모낭 항원을 인지하는 CD8 T 세포 수용체를 확보 하고 이들이 인지하는 항원을 모낭 세포에서 분리해 냄으로써 자가 면역성 T 세포를 발달 단계에서 인지할 수 있는 MHC tetramer 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질환의 발생과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원인 항원을 이용한 면역 치료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하여 확립한 방법론 및 연구 결과는 원형 탈모의 병인을 규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자가 면역 질환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응용할 수 있는 proof of concept 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조직에 침윤하는 T 세포의 항원을 일반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면, 이는 면역 질환 뿐 아니라 종양이나 감염 질환에서 응용이 가능합니다. 궁극적으로는 CD4 T 세포에 의해 매게되는 면역 질환과 B 세포 의존성 면역 질환 등에서도 일반적인 항원 규명이 가능하다면 현재 자가 면역 질환의 이해와 치료제 개발에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