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한국 과학자의 수상을 기대하긴 힘든 게 현실이다. 최근 수년 동안 일본, 중국 등 인접 국가에서 노벨 과학 부문 수상자가 줄줄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속이 쓰릴 지경이다. ‘세계 10위권 안팎으로 경제 규모가 커졌으니 이제 노벨 과학 부문 수상자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여전히 안이한 기대일 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과학 선진국과 한국 간 수준차가 여전하고, 이러한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을 만한 업적을 남긴 한국 과학자도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다. 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조4000억 원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R&D 투자 비중을 보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물론 국가 R&D 예산이 전적으로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을 위해 쓰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돈은 돈대로 쓰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국양(65) 이사장을 찾았다. 국 이사장은 이런 의문을 품고 있는 기자를 겸손하게 맞아 주었다.